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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SP, <서 있을 수 있는 사람>

museum_k 2024. 2. 23. 09:41


#갤러리SP
<서 있을 수 있는 사람, Stand Alone>
참여작가:김민애, 양민하, 임선구, 최윤희, 한진
2/29일까지

항상 궁금했던 갤러리SP.
갤러리도 궁금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라 출동해보았습니다. 공간도 참 좋고, 전시도 좋았어요.

단체전 «서 있을 수 있는 사람 Stand Alone»은, 작가들에게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존재‘에 대한 화두를 던졌고, 다섯 명의 작가들은 작품으로 답을 하였습니다.





김민애는 ‘올곧게 서 있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존재론적 명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작가는 현재라는 시공간의 흐름 안에서 가만히 멈춰 있는 행위를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고, ‘서 있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다시 생각합니다. ’서 있을 수 있다‘를 중심을 세우고 꼿꼿하게 정지하는 것이 아닌, 둘러싼 조건과 맥락들을 자기 몸체로 통과하는 상태로 여기며 주어진 상황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누군가를 떠올려 봅니다. 저에겐 ‘버틴다’는 의미로 다가왔어요.





임선구는 ‘자신의 힘으로 일어선다’는 의미를 연약한 종이들이 모여 스스로 일어나는 과정에 비유합니다. 종이 파편들이 직립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며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이야기들을 모아 드로잉을 통해 표면 위에 쌓이는 흑연의 범위를 넓혀 견고한 화면을 구축하고, 날카로운 칼날에 잘게 찢긴 모서리 사이를 축축한 진흙으로 메우고 수십 번 주물러 뭉그러진 덩어리에 형태를 부여하는 행위를 더하기도 합니다.






양민하는 컴퓨테이셔널 미디어 속 인공 생명에게는 기립의 개념이 없다는 데에서 답을 시작합니다. 이에 그 속에서 살아남고 살아있을 수 있는 ‘생존’의 시각에서 접근하며 새로운 생명체를 만듭니다. 탄생과 죽음, 번식 그리고 쇠퇴를 반복하는 포자 형식의 단순 명료한 규칙으로 구동되는 오브젝트와 군집 주변으로 중앙의 빛을 구체화한 인공생명 알고리즘이 영상이 교감하며 무한히 반복되는 닫혀버린 생명 활동을 묘사합니다. 자생적으로 발생하고 소멸하는 끝을 알 수 없는 생명의 흔적입니다.






한진은 자연을 답사하며 남긴 사진과 영상으로 감각을 저장하지만, 온전히 감각에 의존하며 장면을 캔버스 위로 복기해내는데, 기억 속에 잔존하고 있는 심상, 그중에서도 청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기억을 토대로 찾아간 그곳은 오랜 시간을 관통하며 생성과 소멸을 반복했던 장소이자 물리적, 감정적 유수(流)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 이윽고 모이는 지점이었다. 그래서 그림 앞에선 몸의 움직임과 하나의 선이 정지할 때, ‘갑자기’보다는 ‘이윽고’, ‘마침내’, ‘가까스로’에 가깝기를 바라면서 시각화하였다.”






최윤희는 자신을 찾아서 서 있는 사람이 떠올랐다고 하며, 그림을 그리는 행위의 자유로움을 느끼기 시작한 시기인 2021년도의 작품을 돌아보았습니다. 과정에 본인을 녹여 내기 시작했던 충만한 때라고 기억하는 작가는 시간이 흐르며 어떤 감각이나 감정이 몸에 남아 있는 상흔처럼 몸 안에 쌓여 있는 채 ‘나’를 이루는 시간의 행적을 들여다보고 묵은 과거를 꺼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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